고에몬 쿠시카츠, 왜 호평일색이지? 적나라한 후기 [오사카 맛집 기행 6편]

너튜브를 보고 저장해 두었던 쿠시카츠 집. 쿠시카츠 가게 여러 군데를 저장해 두었지만, 평이 가장 좋아서 쿠시카츠를 맛보기 위해 방문할 곳으로 주저 없이 꼽았다. 근처에 츠텐카쿠까지 있으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까지가 방문 전의 마음가짐이다.

1. 코에몬 기본 정보 & 웨이팅 & 메뉴

영업 시간 및 주소

웨이팅 정보 및 첫인상

평일 20:50분경 방문했을 때 웨이팅은 없었다. 내부에는 테이블이 8개 정도 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반쯤 차 있었다. 그중 한국인 커플도 눈에 띄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표정이 안 좋아 보였다.

젊은 직원 서너 명이 있었고,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은 우리가 간 시간에는 없었다.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으며 한국인이라 하니 한국어로 된 메뉴판을 준다. 번역에 꽤나 공을 들였는지, 알아보기 쉽다. 그리고 메뉴판 오른쪽 아래 보이는 ‘모두 세금 포함 가격입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먹으면서 계산하기 번거롭지 않을 듯하다.

Entrance of Goemon Kushikatsu restaurant in Shinsekai, Osaka 오사카 신세카이의 고에몬 쿠시카츠 식당 외관
외부 모습
Japanese lanterns and traditional decor inside Goemon Kushikatsu 고에몬 쿠시카츠 내부의 일본풍 등불과 전통 장식
내부 와이드
Wooden tables and bench seating at Goemon Kushikatsu 고에몬 쿠시카츠의 나무 테이블과 벤치형 좌석
입구쪽 모습
Counter seats and kitchen view inside the kushikatsu shop 쿠시카츠 가게의 오픈 키친과 카운터석
오픈키친
Signature boards and lanterns hanging inside the restaurant 식당 내부에 걸려 있는 사인과 등불들
구석
Colorful shrine-like decoration at the center of the restaurant 식당 중앙에 위치한 화려한 제단풍 장식
센터 장식

메뉴

Bilingual Korean-Japanese menu with kushikatsu skewers and drinks 쿠시카츠와 음료가 포함된 한글-일본어 병기 메뉴판
한글 번역 메뉴판

쿠시카츠는 크게 네 가지 섹션으로 나뉜다. 고기, 해산물, 야채, 기타. 랜덤으로 제공되는  쿠시카츠 모듬과, 수량 한정인 특선 꼬치 종류도 있다. 추천요리인 도테야키는 그림까지 포함되어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그 아래로는 쿠시카츠 외의 요리들이 나열돼 있다. 술 안주로 제격인 간단 요리와 다양한 철판구이 요리들이 그것이다.

뒷장은 모두 음료로 채워져 있다. 맥주, 하이볼, 츄하이, 와인, 칵테일, 소주, 매실주, 일본술, 청량음료. 종류도 많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츄하이. 일본에서 주가를 올리는 중인 주종이라 들었다.

2. 식사 경험과 맛 평가

첫 번째 주문과 예상치 못한 실수

미리 공부해 간 메뉴도 있었고, 추천 메뉴는 빨간색 글씨로 표시되어 있어서 신속하게 주문했다. ‘스미마셍’으로 직원을 부르고 원하는 메뉴를 손으로 가리켰다. 안창살 하나, 문어 하나, 가리비 하나, 아스파라거스 하나로 주문했다. 직원이 하나하나 들으며 일본어로 따라 이야기하더니 주문받는 기계에서 하나하나 선택해 입력했다.

이때 언뜻 ‘칼라마리(calamari)’라는 단어가 들린 것 같았는데, 둘 다 상당히 피곤했던 터라 아무 생각 없이 넘겼다. 잘못 들었나 했던 듯했다.

주문은 다 했는데 직원이 가지 않았다. 1인 1음료 주문이 필수라고 했다. 오기 전 리뷰와 메뉴를 대강이나마 훑어봤었는데 처음 듣는 이야기라 당황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그런 리뷰들이 있긴 했다.) 뭐 그렇다는데 어쩌겠나 싶었다. 메뉴판 뒷면을 보니 그 유명한 츄하이가 있길래 자몽, 포도 한 잔씩 주문했다. 우린 둘 다 알러지성 체질이라 평소 술을 거의 안 마시는데, 일본에서는 음료 주문이 필수인 곳이 은근히 있어서 가끔 마시게 되더라. 이전 신사이바시 야키니쿠 인연에서도 그랬고. 사실 술 아니고 일반 음료 중 선택했어도 되는 거였는데, 어쩌다 보니 두 잔 다 츄하이로 주문했다.

두 종류의 츄하이

Two White Horse chuhai drinks – grapefruit and grape flavors 화이트호스 자몽 & 포도 츄하이 두 잔
자몽, 포도 츄하이

음료는 바로 서빙됐다. 잔에 WHITE HORSE라 적혀 있었다. 백마…? 탁한 흰색이 자몽, 투명한 보라색이 포도 맛이었다. 잔이 큰 편은 아니고, 얼음도 가득 차 있었다. 절대적인 츄하이의 양은 적다는 뜻일 텐데, 알러지성 체질인 데다 이날 고된 여정을 마치고 온 터라 취기가 더 빨리 올랐다.

도수가 10도 내외 되지 않을까 싶은 맛이었다. 끝맛에만 알코올의 향이 있고, 달달하니 음료수 같았다. 왜 일본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지 알 것 같은 맛이었다.

예상 밖의 서빙과 실망

Assorted kushikatsu skewers including asparagus, squid, sillago, and beef chunks 아스파라거스, 오징어, 보리멸, 뭉치살 쿠시카츠 꼬치 모음
아래에서부터 뭉치살, 아스파라거스, 보리멸, 오징어

곧이어 튀김이 나왔다. 작고 가느다란 네 가지 튀김 꼬치였다. 아스파라거스는 딱 생긴 게 아스파라거스였고, 꼬리 달린 생선이 있었다. 뭐지? 저런 생선을 주문했었나? 하고 메뉴판으로 눈이 갔다. 기억을 되짚어 뭐뭐 주문했는지 생각해 냈는데, 안창살, 문어, 가리비, 아스파라거스였다. ???

뭔가 잘못되었다. 스턴에 걸려 돌아가지 않는 짱구를 억지로 굴려보니 답이 나왔다. 우리가 주문한 것 위에 있는 메뉴가 나온 것이었다. 안창살 대신 바로 위의 뭉치살이, 문어 대신 오징어가, 가리비 대신 보리멸이 나온 것이었다. 아스파라거스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다 똑같으니 제대로 주문이 들어간 것이었다. 칼라마리… 아, 오징어. 들었을 때 알아챘어야 됐는데. 문어를 주문했으면 ‘타코’나 ‘옥토퍼스’가 들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씁쓸했지만 어쩌겠나. 이미 음식이 나온 것을. 그래도 맛은 생각보다 괜찮아서 한 입씩 먹었다. 양은 상당히 적었다.

두 번째 주문과 소스 미스터리

두 번째 주문을 위해 직원을 불렀다. 다른 직원이 왔다. 이번엔 손으로 제대로 짚고 아는 단어를 총동원했다. 안창살(하가미) 하나, 가리비 하나, 도테야키 하나로 주문했다. 안창살은 야키니쿠에서 먹어봐서 하가미라 부르는 걸 알았고, 가리비는 그냥 가리비라 했더니 알아듣는 것 같았다. 도테야키는 일본어 메뉴니까 잘못 들어갈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또다시 기다림이 시작됐다. 조금씩 남아 있던 잔여물들까지 다 먹었다. 그 순간 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스가 없었다. 분명히 너튜브와 리뷰 사진들에서 시커먼 소스를 본 것 같은데? 하고 일본인 손님이 가득한 테이블에 눈을 돌리니 보였다, 소스통이. 우리 테이블 위를 쑥 훑었다. 없었다, 소스통이. 옆의 빈 테이블들을 보았다. 역시 없었다. 갑자기 화가 났다. 소스도 없이 쿠시카츠를 먹고 있었던 것이다. 쿠시카츠는 소스 맛이니까 듬뿍 찍어 먹으라 하는 영상도 봤었는데. 음식이 나올 때 물어보기로 했다.

Two kushikatsu skewers – grilled hagami (beef skirt) and scallop 안창살과 가리비로 구성된 쿠시카츠 꼬치 2종
안창살과 가리비
Doteyaki – miso-stewed beef tendon topped with scallions 파가 올라간 된장 조림 소힘줄 요리, 도테야키
도테야키
Close-up of miso-braised beef tendon from doteyaki 된장에 조린 소힘줄 클로즈업
소 힘줄

테이블에 안창살과 가리비가 담긴 나무 접시와 도테야키가 담긴 작은 도기 그릇이 놓였다. ‘Is there sauce here?’ 소스 있냐 물었더니, 손사래를 치며 도테야키는 소스가 아니라고 답했다. 직원을 돌려보내고 가게 전반을 쑥 훑었다. 주방으로 들어가는 입구 한쪽에 소스통 하나가 보였다. 직접 가서 이거 소스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했다. 들어서 가지고 가겠다는 제스처를 하니 그러라는 듯했다.

가지고 왔는데 이미 입맛은 뚝 떨어져 있었다. 내 뒤의 주방에서는 직원 세 명이 소스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웃었다. 뭔 말인지는 몰랐다. 아까 물어본 소스가 그 소스였었냐는 의미일 수도 있고, 우리를 희화화하는 말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한국인이 쓴 후기 하나가 생각났다. 대강 차별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들어올 때 보았던 표정이 안 좋은 한국 커플의 모습도 스쳐 지나갔다.

이 귀한 시간에 우리와 맞지 않는 곳에 와서 뻘짓을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3. 음식 맛과 가격 대비 가치 평가

츄하이는 과일 소주 맛이고, 보리멸은 생선 맛이고, 아스파라거스는 아스파라거스 맛이고, 뭉치살은 저렴한 부위의 소고기 맛이고, 오징어는 오징어 맛이다.

안창살은 식감 좀 있는 소고기 느낌이고, 가리비는 관자 튀김 느낌이다. 도테야키는 갈비찜 양념으로 소의 힘줄을 푹 끓여낸 느낌인데, 갈비찜과의 싱크로는 70% 정도. 장조림 느낌도 살짝 있다. 흰 된장이 들어갔다는데, 된장 향은 잘 모르겠다. 곤약은 간이 잘 배어 있다.

맛있다, 맛없다는 느낌이 없었다. 그냥 기분이 팍 식어버려 허탈한 느낌.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딱 이 느낌이었다.

계산 내역과 비용

  • 뭉치살 100엔
  • 안창살 280엔
  • 오징어 170엔
  • 보리멸 240엔
  • 가리비 240엔
  • 아스파라거스 220엔
  • 도테야키 520엔
  • 츄하이 두 잔 880엔

총합 2,650엔

배는 안 찼는데 뭔가 더 먹고 싶은 기분도 아니었다. 계산해 달라 했다. 직원이 친절한 미소로 계산해 주었다. 뭐라뭐라 했다. 맛있게 먹었냐는 거겠지. 무표정하게 ‘아리가또고자이마스’ 하고 나왔다.

개인적인 총평

4박 5일의 오사카 여행 중 생각보다 많은 식당을 방문하진 못했다. 시간이 애매해 편의점에서 대강 때운 적도, 에키벤을 먹은 적도 있었다. 그래서 표본이 많진 않았다. 근데 그 적은 양의 표본 중에서는 최하위의 만족도를 준 식당임에는 틀림없었다.

아래에 일본어, 한국어, 영어 후기를 요약하여 올리려고 대강 정리했는데, 호평도 많지만 혹평도 적진 않더라. 그럼에도 평점이 상당히 높으니, 나처럼 믿고 갈 사람도 많을 것이다. 유명 너튜브에서 소개하기도 했고. 근데 나는 제대로 실패했다.

맛은 잘 모르겠고, 양은 적으며, 서비스는 좋은 건지 아닌 건지 판단이 안 선다. 중요한 건 기분이 좋지 않은 경험을 여럿 했다는 것. 이런 느낌을 받은 식당의 후기를 쓰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잠시 스치긴 했는데, 세상사 좋은 일만 겪으며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좋은 것만 적으며 포스팅을 하는 건 너무 작위적이지 않은가 싶었다. 이런 후기도 좀 있어야지.

아무튼, 다음에 오사카 혹은 다른 일본 지역에 방문할 일이 있으면, 쿠시카츠는 한 번 더 먹어봐야겠다. 물론 이미 한 번 데여서 꽤나 후순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언젠간 회복되는 날이 오겠지.

4. 다양한 후기 정보 모음

일본인 리뷰 요약

음식

  • 맛 자체는 대체로 무난하게 맛있다는 반응이 많음. 튀김 옷은 얇고 바삭하다는 평.
  • 소스 맛은 의견이 갈림. 특별하지 않고 약간 실망이라는 후기도 다수 존재.
  • 꼬치 크기가 작다는 공통된 지적. 특히 소고기 꼬치는 “아이 손가락 크기”라는 표현이 반복됨.
  • 추천 메뉴로는 도테야키, 붉은 생강 튀김, 타코, 야채류 꼬치 등이 있음.

서비스 및 응대

  • 친절한 직원도 있으나, 직원 응대가 전반적으로 들쭉날쭉하다는 인상.
  • 주문 누락, 제공 지연, 미숙한 대응 등의 서비스 문제를 지적하는 후기도 적지 않음.
  • 젊은 직원들의 활기찬 인사나 분위기를 좋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으나, 반대로 서비스 매너에 불만을 느끼는 리뷰도 있음.
  • 강제로 음료 주문을 요구하는 시스템은 특히 외국인 리뷰에서 불쾌하다는 반응이 있었음.

분위기 및 기타

  • 전형적인 일본식 대중 선술집 분위기. 복작복작하고 활기찬 공간.
  • 내부 청결 문제나 에어컨 미작동, 테이블 끈적임 등 위생 관련 불만도 일부 존재.
  • 추천하는 구성은 오마카세(모둠 주문)보다는 단품 선택. 오마카세 구성이 비싸고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평.
  • 현지인보다는 관광객을 중심으로 인기가 많은 가게로 보이며, 오사카 주민 기준으로는 “평범한 편”이라는 평도 있음.

한국인 리뷰 요약

음식

  • 튀김류는 관광지 기준 무난하거나 맛있다는 평이 다수.
  • 특선 모둠이나 야채류 꼬치(감자, 표고버섯, 가리비 등)가 호평.
  • 튀김이 기름지거나, 소스 간이 세다, 혹은 재료 선택권 없이 모둠으로 나오다 보니 입맛에 안 맞는 항목 포함 등의 피드백 있음.
  • 도테야키는 갈비찜 같은 맛으로 좋았다는 의견 다수.

서비스 및 응대

  • 직원들의 친절도가 높다는 의견이 많고, 한국어 가능한 직원도 있어 편리하다는 후기 다수.
  • 반면, 자리 거절 및 응대 태도 불쾌 경험(예약석 주장하며 외국인 퇴출)으로 인해 매우 낮은 점수를 준 사례도 있음.
  • 주문 누락으로 인해 식사 흐름이 끊겼다는 세심한 지적도 있었음.

분위기 및 기타

  • 대체로 적절히 활기찬 분위기. 그러나 매장이 시끄럽다거나, 음식이 너무 작다는 리뷰도 있음.
  • 위치는 츠텐카쿠 타워 바로 근처로 접근성이 뛰어남.
  • 예약 가능하지만 시간대에 따라 다르며, 웨이팅은 길지 않은 편.

영어 리뷰 요약

  • 구글 평점을 믿고 갔으나 실망했다는 반응이 있음.
  • 꼬치 크기가 작고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피드백.
  • 분위기는 현지 느낌이 좋지만, 음료 주문 강제 및 이후 응대 태도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는 내용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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