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셍미셸(Mont Saint-Michel), 디즈니 성의 모티브가 된 꿈의 섬

프랑스 노르망디(Normandie) 해안에 자리한 몽생미셸(Mont Saint-Michel), 한국인들에게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몽생미셸 내부에 들어가 보면 한국인 단체를 이끌고 한국말로 설명을 하는 가이드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죠. 이 몽생미셸은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바다가 되기도 하고, 육지가 되기도 하는 신비로운 작은 섬입니다. 이런 독특한 풍경과 함께 고대 수도원의 위엄을 경험할 수 있어 한국인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관광지가 되었죠. 디즈니 성의 모티브가 되었다고도 알려져 있는 이곳은, 물이 가득 차면 섬이 고립된 것처럼 보이고,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드넓은 뻘이 펼쳐지는데, 두 장면 모두 환상적인 모습을 만들어냅니다. 같인 장소에서 관찰할 수 있는 상반된 모습, 이게 몽생미셸 여행의 가장 큰 묘미가 아닐까 싶네요.

이번 글에는 몽생미셸과 그 안에 있는 수도원 등을 중심으로 한 여행기와 여행 가이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욱 알찬 추억을 남길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프랑스 노르망디 특유의 바닷바람 속에서 낭만과 역사의 발자취를 함께 느껴 보고 싶다면, 몽생미셸은 놓쳐서는 안 되는 여행지임에 틀림 없습니다.

1. 몽생미셸로 가는 길에서 느끼는 설렘

몽생미셸(Mont Saint-Michel) 주차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우측편으로 점점 커지는 모습의 성을 볼 수 있습니다. 가슴 설레는 광경이죠.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초원을 누비는 양떼들 너머 환상적인 섬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여행을 준비하며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을 때 느껴지는 두근거림, 그 마음이 제 심장 깊숙이 스며들었네요.

 

주차를 한 뒤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몽생미셀 파세렐 다리(Pont Passerelle du Mont Saint-Michel)를 건널지, 걸어서 건널지 택해야 하는데요, 걷는 시간이 그리 짧지는 않습니다만, 몽생미셸을 방문하는 날의 첫 방문지가 몽생미셸이라면 걸어가도 좋고, 체력 안배를 위해서라면 버스를 타는 선택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걸어 가게 되면, 초원 사이로 서서히 드러나는 몽생미셸을 카메라에 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평이 많죠. 저는 체력 안배를 위해 가는 길에는 셔틀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몽생미셸을 마주하고 싶기도 했고요. 추가로, 미리 몽생미셸에서 나올 때 이야기를 해 보자면, 버스를 타는 게 여러모로 나을 겁니다. 이미 몽생미셸 내에서 수많은 언덕을 거닐며 체력이 소진되었을 테고, 이후 일정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저는 반대로 나오는 길에 버스 정류장의 대기줄이 길어 걸어 나오는 방법을 택했는데,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버스를 기다렸다면 훨씬 편하게, 그리고 더 빨리 나왔을 텐데요..

 

아무튼 들어가는 길에서 느낀 설렘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Mont Saint-Michel travel distant view with grazing sheep 몽생미셸 여행 먼 거리에서 양들이 풀 뜯는 모습과 함께 보는 풍경
Mont Saint-Michel from afar with grazing sheep 멀리서 양이 풀을 뜯는 초원 위로 보이는 몽생미셸 전경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어느 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힘든 길은 아닙니다. 오히려 몽생미셸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켜주는, 아주 멋진 풍경을, 말 그대로 그림 같은 풍경을 담고 있는 그런 길이죠. 저희와 같이 내린 관광객들의 반응도 비슷합니다. 몽생미셸 수도원 쪽으로 걸어가며 다들 연신 감탄사를 내뱉죠. 제가 도착한 시간대엔 물이 다 빠져 뻘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푸른 바닷물 대신 드넓은 뻘과 섬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물이 가득 차 있어도 환상적이었을 테지만, 뻘에서 체험 활동을 하는 사람 무리들을 보니 이 풍경도 나쁘지 않다 싶습니다. 이 모습조차 몽생미셸 여행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장면이니까요.

 

만약 물이 차 있는 풍경, 혹은 뻘이 펼쳐져 있는 풍경을 선택하여 보고 싶다면, 조수 간만 표를 미리 확인하여 시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래에 조수 시간표를 알려주는 공식 홈페이지 링크 첨부합니다.

Mont Saint-Michel centered view with people walking on the Passerelle bridge on the left and mudflats with groups of people on the right 몽셍미셸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파세렐 다리를 걷는 사람들, 오른쪽에는 드러난 뻘 위에 있는 사람들
A unique perspective of Mont Saint-Michel from the Passerelle bridge. 파세렐 다리에서 본 몽셍미셸의 독특한 풍경

몽생미셸에 가까워질수록 길은 좁아지고 바람은 강해집니다. 본격적인 몽생미셸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 해풍 속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노르망디의 차가운 공기가 묘하게 기분 좋은 긴장감을 제공해 주네요. 들떠 있는 관광객들 틈에 섞여 걸어가다 보면, 수도원의 웅장한 모습이 엿보이죠. 수도원의 벽과 탑,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건물들은 중세 시대로 타임슬립한 듯한 인상을 선사합니다.

 

몽생미셸에 들어가기도 전, 이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어디서 사진을 찍든 그림 엽서 같은 장면이 담기니, 사진도 여러 장 찍고, 눈으로 즐기는 시간도 충분히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버스 정류장 인근에 도착했다면 이미 섬 초입에 와 있는 셈이니 지금껏 비축해 둔 체력을 써서 몽생미셸 내부를 집중적으로 관람할 일만 남았습니다.

2. 몽생미셸 수도원(Abbaye du Mont-Saint-Michel)

몽생미셸 수도원(Abbaye du Mont-Saint-Michel)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바깥의 번잡함과는 상반된 엄숙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건물 깊숙하게 위치한 회랑이나 예배당을 거닐다 보면, 중세 시대 건축 양식의 웅장함이 몸소 체감되죠. 천장까지 곡선으로 이어지는 아치와, 그 틈새로 비치는 햇살은 묵직하면서도 신성한 느낌을 전해 줍니다.

 

벽면을 따라 이어지는 긴 벤치나, 곳곳에 배치된 작은 조각품들은 그 시절 사람들의 생활 흔적을 은은하게 보여줍니다. 전세계인들이 찾는 명소인 만큼, 내부에는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 다양한 언어(영어, 한국어, 일어, 중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로 설명을 들을 수 있는데, 차분히 안내를 들으며 내부를 돌다 보면 수 세기에 걸친 역사 이야기가 마음 속에 생생히 그려집니다. 몽생미셸 여행의 백미는 이런 ‘시간 여행’같은 분위기가 아닐까요?

Mont Saint-Michel travel inside the abbey archway 몽생미셸 여행 수도원 내부 아치 통로
Inside the Abbey: Arches and Light 수도원 내부 아치와 들어오는 빛

회랑을 지나 야외 정원이 조성된 곳에 이르면, 다시 한번 놀라게 됩니다. 단단한 석조 건물로 보였던 수도원에 이런 푸른 공간이 존재한다는 게 신기한 느낌을 주죠. 고풍스러운 기둥들을 둘러보다 파란 잔디가 깔린 작은 안뜰을 향해 시선을 돌리면 이런 조화로움도 가능하구나 싶습니다. 이곳은 사진을 찍기 좋은 스팟이기도 하지만, 잠시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는 힐링 장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저는 이 공간에 15분 이상 머문 듯합니다. 중세 수도원답게 모든 구조가 실용성과 신앙심을 고려한 듯한데, 전혀 과장이 아닌 것 같네요. 작은 바람소리 하나도 쉽게 들리는 고요함 속에서,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수도원 생활을 했을지 상상해 보게 됩니다.

Mont Saint-Michel travel abbey exterior columns and green courtyard 몽생미셸 여행 수도원 외부 기둥과 푸른 정원
Abbey Courtyard with Stone Columns 돌 기둥 사이로 보이는 수도원의 작은 정원

수도원 내부를 거닐다 보면, 중간중간 밖으로 통하는 통로나 창문을 통해 바다(혹은 뻘)가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 순간마다 “진짜 내가 섬 한가운데 중세 수도원에 와 있구나” 하는 감탄이 새어나오죠. 몽생미셸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한낮이라도 실내가 어둑한 공간이 많으므로, 추위를 타는 분은 가벼운 겉옷을 준비해 두는 게 좋습니다. 계단 오르내리는 코스가 많으니 편한 신발도 필수입니다.

 
가끔 수도원 입장 시기에 따라 미사나 예배가 진행 중일 수도 있는데, 이때는 특정 구역이 통제되거나 조금 조용히 이동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런 제한 덕분에 한껏 엄숙해진 분위기를 체험할 수도 있으니, 오히려 몽생미셸 여행의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잠시 걷는 걸 멈추고, 스테인드글라스로부터 쏟아지는 빛의 색감에 집중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곳이 전 세계인을 끌어들이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3. 몽생미셸 외벽, 그리고 하늘에서 내려다 본 풍경

수도원 내부를 충분히 둘러본 뒤에는, 외벽 근처나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위쪽 전망대로 올라가면, 발아래로 바닷물이든 뻘이든 시원하게 펼쳐진 광경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날은 물이 가득 차 있어 섬 전체가 하늘과 바다 사이에 둥둥 떠 있는 듯 보이고, 또 어떤 날은 완전히 물이 빠져나가 광활한 뻘 위에 세워진 요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뻘 풍경을 마주한 날이었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개미처럼 작은 사람들이 바깥을 걸어다니며 진흙체험을 즐기는 모습이 멀리서 아련히 보이는데, 해변에서 흔히 보는 모래사장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아, 진짜 노르망디 바닷가에 왔구나” 싶었달까요. 몽생미셸 여행을 계획한다면, 조수 간만의 시간표를 한 번쯤은 체크해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어쩌면 아름다운 물길을 볼 수도 있고, 혹은 독특한 뻘 체험 광경을 볼 수도 있으니까요.

View from Mont Saint-Michel Abbey showing the mudflats, the Passerelle bridge, and tiny people visible on both 몽셍미셸 수도원에서 내려다본 뻘, 파세렐 다리, 그리고 그 위의 작은 사람들
A stunning aerial view of Mont Saint-Michel’s mudflats and the Passerelle bridge. 몽셍미셸의 뻘과 파세렐 다리를 내려다보는 멋진 풍경

최고점에 가까운 야외 테라스에 이르면, 금색 조각상이 빛나는 수도원 첨탑까지 또렷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한꺼번에 몰리는 구간이기도 해서, 조금 기다려야 하지만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죠.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묵직한 석조 구조물이 합쳐져, 정말 동화 속이나 판타지 영화 속 배경 같은 모습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저는 점심 시간이 살짝 지난 오후에 올라갔는데, 새파란 하늘 한가운데 첨탑이 우뚝 쏫아 있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상쾌함을 느꼈습니다. 낮에는 낮대로 파란 하늘에 초록빛 바다가 아름답고, 저녁이면 노을 빛이 흘러가며 황금빛으로 물든 세계를 맛볼 수 있다고 하니, 언젠가는 다른 풍경을 보러 다시 방문하리라 다짐합니다.

Mont Saint-Michel travel top terrace with golden statue 몽생미셸 여행 꼭대기층 야외 테라스와 금색 조각상
The Upper Terrace and Golden Statue 꼭대기층 야외 테라스에서 바라본 금색 조각상

고지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여행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 만큼 압도적입니다. 몽생미셸 바깥으로는 탁 트인 뻘과 개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보이고, 안쪽으로는 좁은 골목과 건물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섬 내부가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길 하나하나가 독특한 풍경을 품고 있습니다. 내려갈 때는 구불구불 이어진 계단과 아치교를 조심스레 건너며, 각 구간에서 달라지는 시야각을 즐겨 보세요.

 
한낮보다도 저녁무렵에 풍경이 한층 더 신비로워진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직접 야경을 보지 못했지만, 어두워질수록 수도원에 은은히 조명이 들어와 몽생미셸이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고 하더라고요. 만약 하루 일정이 가능하다면, 낮의 활기와 저녁의 낭만을 함께 누려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 같습니다.

4. 마치며,

몽생미셸(Mont Saint-Michel)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 관광지로, 단순히 아름다운 성이나 멋진 풍경을 넘어 오랜 역사와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 특별한 섬입니다. 조수 간만으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자연환경 또한 큰 매력이라, 이곳을 여행한 뒤엔 “과연 내가 어디서 이런 광경을 또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루 혹은 반나절 정도면 대략적인 둘러보기가 가능하나, 일부러 시간을 내어 조수 차와 야경까지 경험한다면 훨씬 풍부한 추억을 쌓게 됩니다. 물이 들어오는 장면을 보든, 물이 모두 빠져나가 광대한 뻘이 드러난 모습에서 색다른 감정을 느끼든, 몽생미셸 여행은 충분한 만족도를 선사합니다. 무엇보다 이곳을 가슴에 품고 돌아가면, 누군가 프랑스 노르망디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생생한 추억담을 나눌 수 있어 더없이 뜻깊을 것입니다.

5. 추가 팁

  • 오디오 가이드 활용하기
    몽셍미셸 수도원 내부를 더욱 깊이 이해하려면 오디오 가이드를 적극 활용하세요. 다양한 언어로 제공되며, 각 공간의 역사와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수도원의 세부적인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이른 아침 방문 추천
    몽셍미셸은 인기 있는 관광지인 만큼 낮에는 인파가 몰릴 수 있습니다. 보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관람을 원한다면 오전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 햇살 속에서 몽셍미셸을 감상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 주변 지역 탐방
    몽셍미셸만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근처의 노르망디(Normandie)와 브르타뉴(Bretagne) 지역도 매력적입니다. 특히 노르망디의 해안 절벽과 브르타뉴의 작은 마을들은 몽셍미셸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 기념품 쇼핑
    몽셍미셸 내부에는 독특한 기념품 가게들이 많습니다. 수도원 관련 서적, 디즈니 성 모티브 상품, 지역 특산품인 쿠키와 사과주(Cidre) 등을 구매해 보세요. 추억을 간직할 특별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 시간 여유를 두고 천천히 즐기기
    몽셍미셸은 대충 둘러보기에 아까운 곳입니다. 수도원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작은 골목과 전망대에서 시간을 보내며 천천히 즐기세요. 계획을 빡빡하게 잡기보다는 느긋한 여행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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