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병원 갈 일이 생겼다.
아오스타 근처의 숙소에 머물며 아오스타는 물론, 이탈리아의 마테호른과 인생 호수 라고 블루, 토리노까지 구경했다. 이제 진정한 이탈리아 여행의 문을 열 시간이다. 패션과 열정이 공존하는 도시, 밀라노로 향한다. 하지만 내 여행 계획표에는 없던 특별한 방문지가 추가되었다. 바로 병원이다.
약혐 사진이 나오니 스크롤 주의!
처음에는 빈대를 의심했다. 숙소 침대에서 나를 반겨준 작은 친구인가 싶었는데, 문제는 상처가 점점 까매져 간다는 것. 폭풍 구글링을 통해 벼룩 혹은 쯔쯔가무시 진드기가 의심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처음에는 핑크색 빵꾸가 뽕뽕 뚫려 있는 모양새였다. 주변부는 마치 해 질 녘 하늘처럼 핑크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피를 여러 군데서 쪽쪽 빨아먹은 모양. 뉘신지 옆구리, 등, 배 아주 배터지게 흡혈하셨다.
시간이 지날수록 붓기는 가라앉고 흡혈당한 부위는 점점 짙어진다. 마치 작은 화산 분화구처럼 물린 중앙부에는 구멍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상처 부위가 까매질수록 내 공포감도 함께 증폭된다. 처음에는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시각 정보의 힘이란 참으로 무섭다.
물린 후 나타난 주요 증상은 겨드랑이 림프절의 부기였다. 마치 작은 공이 겨드랑이에 자리 잡은 듯, 누르면 통증이 느껴질 정도였다. 미열과 함께 무거운 피로감이 몸을 짓눌렀다. 그 외의 극적인 증상은 없었지만, 점점 심각해지는 상처가 내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한국에 있는 의사 친구에게 자문을 구했다.

다행히도 한국에서 가져온 감기약에 친구가 언급한 두 종류의 항생제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얼마 전 본 쇼츠에서는 유럽 의사들이 한국의 항생제 처방 남용을 보고 기겁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 ‘기겁할’ 항생제 남용 덕분에 내가 살아남게 되다니, 인생은 참 아이러니하다.
만약 다음에 또 해외에 장기간 나갈 일이 있다면, 이번 경험을 교훈 삼아 항생제는 종류별로 넉넉히 처방받아 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하니까.
혹시 궁금한 사람을 위해 한국에서 감기로 처방받는 다양한 항생제에 대한 정보를 첨부한다.
만약 내가 정말 쯔쯔가무시병에 걸렸다면,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인 미노사이클린과 독시사이클린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다. 바난정과 미노씬 중 미노씬이 이 경우에 더 적합한 항생제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바난정은 효과가 없었던 걸까? 아니다. 세프포독심은 일부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2차 감염 예방에 도움을 준다. 두 약이 각자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 셈이다. 이런 행운이 있을까 싶다.
해외 병원에 가서 진료받으면 되지, 하는 사람을 위해 병원 방문기도 남기겠지만, 그 전에 공익을 위해 어떻게 이런 불청객을 만나게 되었는지 그 경위부터 밝히고자 한다.
며칠 전 샤모니몽블랑 근처 산을 트래킹했다.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알프스의 장엄한 풍경에 취해 조심성을 잠시 잃었던 모양이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높은 풀은 거의 없었다. 애초에 겨울마다 스키 슬로프로 이용되는 트래킹 구간이라 풀이 높게 자랄 여건도 아니었다.
문제는 내 복장이었다. 트래킹화와 발목을 단단히 감싸주는 조거 형태의 트레이닝바지까지는 좋았는데, 상의가 헐렁한 반팔이었다. 게다가 넣입이 아닌 빼입으로 입은 것이 화근이었다. 미지의 생물에게 내 몸은 그저 열려 있는 뷔페였던 셈이다.
여기서 얻어야 할 교훈은 명확하다. 봄, 가을철 산행 시에는 긴팔 긴바지로 몸의 모든 부위를 철저히 가리고, 발목, 허리춤, 손목 부분을 꼼꼼히 닫아야 한다는 것. 자연은 아름답지만, 때로는 우리가 모르는 위험을 품고 있음을 잊지 말자.
2. 밀라노 국립 병원 방문기
샤모니에서 물리고 아오스타에서 상처가 점점 심해졌다. 아오스타 숙소 근처에는 마땅한 병원이 없었고, 다음 목적지인 밀라노 방문이 임박했기에 밀라노에 도착하자마자 병원부터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검색 결과, 이탈리아에서는 국립 병원(Servizio Sanitario Nazionale, SSN)이 무료 혹은 저렴하게 이용 가능하다는 정보를 얻었다. 치과, 성형, 특정 전문 진료를 제외한 응급, 입원 등 기본적인 치료는 무료라고 한다. 다만, 대기 시간이 매우 길고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는 후기도 많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일단 가봐야지.
그렇게 방문한 곳이 ‘Ospedale Fatebenefratelli e Oftalmico[링크]’의 응급실 ‘Fatebenefratelli Opthalmic Hospital Emergency Room[링크]‘이다. 평점이 1.9점에 리뷰 361개. 이 병원은 의료그룹 ASST Fatebenefratelli Sacco 시스템에 속해 있다. 밀라노의 여러 공공 병원이 이 시스템에 속해 있고, 내가 방문한 병원도 그중 하나다.
숙소 체크인도 하지 않은 이른 시간이라, 역 근처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지하철을 타고 왔다. 밀라노 지하철에 대해서도 후술하겠지만, 우선 병원 이야기부터 마무리하자.
병원으로 향하는 길의 모습이다. Milano Repubblica(M3, 노란색) 역에서 내려 꽤 긴 시간을 걸었다. 구글 지도를 따라 가다 보면 병원 단지가 나오고, 그 사잇길로 쭉 들어가면 왼쪽으로 ‘INGRESSO, PEDONALE’이란 표지판이 나온다. 이탈리아의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길을 걸으며, 차라리 이 길이 관광 코스였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에서 러시아 마피아처럼 생긴 백인 아저씨가 카메라 끄란다. 병원 내부를 찍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굳이 찍지 않았다. 위압적인 면상과 분위기에 쫀 건 맞는데, 안 쫄았어도 찍지 않았을 거다. 칫.
글로 내부 분위기를 설명하자면, 한국의 병원 응급실을 상상한다면 오산 육산 칠산이다. 문을 들어서는 순간, 시간이 멈춘 90년대 동유럽의 낡은 시골 병원에 온 듯한 휑한 대합실이 펼쳐진다. 공간은 텅 비어 벤치조차 없고, 사람도 거의 없었다. 앞으로 걸어가면 방탄 유리가 아닐까 싶은 두꺼운 투명 유리 뒤로 접수원이 있다. 마치 오래된 역의 매표소처럼 손 정도만 넣을 수 있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을 뿐이다.
불어, 영어, 손짓, 발짓을 총동원하며, 웃도리를 훌러덩 들어올려 상처도 보여주고, 여권도 제출하며 열심히 설명했다. 그 결과 흰색을 부여받아 대기 명단에 올라갔다. 이 흰색이 무어냐.
접수원의 심각한 표정은 단순히 의사소통의 어려움 때문이었나 보다. 내게 부여된 흰색은 ‘비응급, 자가 치료 가능, 최장 대기, 수 시간 이상’을 의미했다.
이런 분류법을 트리아지 시스템(Triage System)이라 부른다. 내가 대기번호 10번이고 흰색이라 가정해보자. 내 뒤에 초록색 환자가 새로 등장하면, 나는 자동으로 11번이 된다. 내 앞의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환자가 모두 사라지기 전까지 나는 진료실의 문턱조차 밟지 못한다는 잔인한 진실.
일부 병원에서는 4단계가 아닌 5단계로 세분화하여 파란색까지 사용한다고 한다. 다행히도 내 뒤에 파란색은 없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
대합실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가지각색의 의자들이 네 벽면을 따라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대기자는 꽤 많았고, 한쪽에는 화장실이 있었다.
기다리다 속이 불편해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았다. 나무문의 경첩이 헐거워 문짝이 너덜너덜했다. 내부는 미니멀리즘의 극치라 할 만큼 필요한 것만 갖추고 있었다. 무식하게 큰 세면대와 변기, 작동 여부가 의심스러운 의문의 기계들. 다행히 화장지는 넉넉했다.
한 시간 반 정도 기다렸을까. 내 앞의 대기자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한두 명 늘어났다. 중간중간 들것에 실려 온 환자들이 내 앞으로 배정된 모양이다. 중환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초록색만 부여받아도 나보다 우선이다. 결국 더 이상의 기다림이 무의미하다 판단하고 뛰쳐나왔다. 그 순간, 한국 의료시스템에 대한 깊은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식 의료 민영화도 안 될 말이지만, 유럽식 공공 의료도 반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이니, 이쯤에서 마무리하자.
이탈리아 국립 병원 방문은 뜻밖의 경험이었다. 해외에서 아프다는 것은 여행의 설렘을 순식간에 불안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래서 해외에서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능하다면 민간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출국 전에 여행자 보험을 들었다면, 민간 병원 응급실로 향하는 것이 현명하다.
영어에 능통한 의사도 많고, 대기 시간도 짧으며, 의료 서비스 품질도 훨씬 뛰어나다. 진료비 영수증과 진단서를 영어로 받으면 보험 청구도 수월하다. 물론, 보장 내역과 범위 확인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프면 서러운 법, 해외라고 겁먹지 말고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병원을 찾자.
나는 이미 열이 내리고 피로감이 줄어들었으며 림프절 부기도 가라앉아 민간 병원까지는 가지 않았다. 덕분에 국립 병원에서 귀중한 경험을 했고, 이 글을 통해 여러분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밀라노의 화려한 패션거리와 장엄한 두오모 성당을 기대하며 왔지만, 첫날은 뜻밖의 의료 모험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여행의 한 부분이 아닐까.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순간에도 새로운 경험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3. 밀라노 지하철,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밀라노의 아침은 지하철과 함께 깨어난다. 도시의 숨결을 따라 움직이는 지하철은 여행자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다. 24년 12월까지는 종이 티켓과 카드를 혼용했지만, 2025년부터는 RicaricaMi(리카리카미) 카드로 완전히 전환되었다. 종이가 사라진 디지털 시대, 밀라노도 그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아래 사진들은 과거 종이 티켓 시절의 모습이니 참고하길. 하지만 내용은 현재 기준으로 안내하겠다.
라떼는 말이야, 언어를 선택하고, 여정의 형태를 정했다. 단순한 기계 속에 여행자의 설렘이 담겨 있었다. 옵션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 Simple 3 zones (Mi1-Mi3) → 3개 존(Mi1~Mi3) 단일 승차권
- 3 jours 3 zones (Mi1-Mi3) → 3일권(3개 존)
- Autres tickets ATM → 다른 ATM 티켓
- Tickets Io viaggio Lombardia → 롬바르디아 지역 교통권
- Journée 3 zones (Mi1-Mi3) → 1일권(3개 존)
- Carnet 10 tickets (Mi1-Mi3) → 10회권 묶음(3개 존)
- Billet pour H San Raffaele → 산 라파엘레 병원 전용 티켓
- Billets de train → 기차표 구매 옵션
우리는 3일권을 선택했다. 당시 가격은 인당 13유로, 두 사람이라 26유로였다. 다섯 번째 사진의 9.95유로는 기계에 남아 있는 거스름돈이다. 이보다 더 많은 거스름돈이 필요한 큰 금액을 넣었다면? 난감한 상황이 펼쳐졌을 테니, 현금 투입 시에는 항상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새 시대의 얼굴, 현재 발급되는 RicaricaMi 카드는 이렇게 생겼다. 이제 종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손바닥만 한 플라스틱 카드가 밀라노의 대중교통을 지배한다. 자세히 알아보자.
밀라노 대중교통 카드 RicaricaMi, 2025년 최신 가이드
밀라노의 대중교통 시스템이 점점 디지털화되면서, 2025년부터는 종이 승차권이 완전히 사라지고 RicaricaMi 카드가 필수적인 교통수단이 되었다. 이제는 이 카드를 충전하여 지하철, 버스, 트램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한 번 구매한 카드는 계속해서 충전하여 재사용할 수 있다. 밀라노를 방문하는 여행객이라면 이 카드의 구매 방법, 사용법, 충전 규칙, 주의사항 등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1. RicaricaMi 카드란?
RicaricaMi는 밀라노의 지하철, 버스, 트램 등 ATM 시스템이 운영하는 대중교통에서 사용 가능한 충전식 교통카드다.
이제 더 이상 종이표를 구매할 수 없으며, 모든 승차권은 RicaricaMi 카드에 저장되어 사용된다.
- 최초 구매 시 3유로의 카드 발급 비용이 발생
- 싱글 티켓, 1일권, 3일권 등 다양한 티켓을 충전하여 이용 가능
- 필요할 때마다 충전하여 반복 사용 가능
- 개인 정보가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타인에게 양도 가능 (단, 동시 사용은 불가능)
- Apple Pay, Google Pay 등의 비접촉 결제와도 연동 가능
2. RicaricaMi 카드 구매 방법
밀라노 지하철역의 무인 발권기 또는 지정된 판매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구매 가능한 곳
- 지하철역 표 자동판매기 (M4 노선 기계는 카드 결제만 가능)
- 신문 가판대(Kiosk)
- Tabacchi (담배 가게, 편의점 겸용 상점)
- 기타 승차권 판매소
구매할 수 없는 곳
- ATM Point (정기권 발급소)
- Trenord 기차역
구매 시 유의사항
- RicaricaMi 카드는 별도로 구매해야 하며, 최초 발급 비용 3유로가 부과됨
- 카드 구매 후 원하는 승차권을 충전해야 사용 가능
- 카드는 재사용할 수 있으므로, 이후에는 티켓 가격만 지불하여 충전하면 됨
3. RicaricaMi 카드 사용 가능 지역
이 카드는 밀라노 내 대부분의 대중교통에서 사용 가능하다.
- 지하철(Metro) – MI1~MI3 지역 기본 이용 가능 (MI4 이상 외곽 지역은 일부 별도 요금 필요)
- 버스(Autobus)
- 트램(Tram)
- 필로버스(Filobus, 전기버스)
4. 충전 가능한 티켓 종류 및 개수
Urban (도시 내) 티켓 충전 개수
- 싱글 티켓: 최대 30장 충전 가능
- 1일권(24시간권), 3일권(72시간권): 각각 1개만 충전 가능
Extraurban (외곽 지역) 티켓 충전 개수
- Mi1-Mi3 지역 티켓: 최대 5개까지 가능
- Mi1-Mi9 전 구역 티켓: 1개만 충전 가능
주의사항
- 충전된 티켓을 전부 사용해야 다른 종류의 티켓을 추가 충전할 수 있음
- 예를 들어, 1일권(24시간권)을 먼저 충전했다면 시간이 지나야 싱글티켓을 추가 충전 가능
- 싱글티켓이 남아있는 상태에서는 1일권이나 3일권을 충전할 수 없음
5. 2025년 기준 RicaricaMi 카드 요금
카드 구매 시 최초 발급비 3유로가 추가되며, 이후 필요한 티켓을 충전하여 사용할 수 있다.
티켓 종류 | 요금 (€) |
---|---|
싱글 티켓 | 2.20 |
1일권(24시간) | 4.50 |
3일권(72시간) | 12.00 |
예시
- 1일권(24시간권) 이용 시 총비용 → 카드 발급비 3유로 + 4.50유로 = 7.50유로
- 3일권(72시간권) 이용 시 총비용 → 카드 발급비 3유로 + 12.00유로 = 15.00유로
6. 남은 티켓 개수 확인 방법
- 지하철 개찰구(Gate)에서 태그하기 → 남은 개수가 화면에 표시됨
- 지하철 표 자동판매기에서 확인 → 리더기에 카드를 가까이 대면 확인 가능
- 버스/트램 검표기에서 ‘informazioni(정보)’ 버튼 누르고 태그
- 신문 가판대에서 점원에게 요청하면 확인 가능
7. 한 장의 카드로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을까?
- 불가능
- RicaricaMi 카드는 1인 전용으로, 한 번 태그하면 한 사람만 사용할 수 있음
- 다만, 사용 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는 있음 (예: 친구에게 양도 가능)
- 개인 신원 정보가 기록되지 않아 정기권과 달리 신분증 확인이 필요 없음
8. 주의할 점
종이표는 이제 완전히 사라짐
- 2025년부터 밀라노에서는 모든 종이 승차권이 폐지되고, RicaricaMi 카드만 사용 가능
- 더 이상 종이표를 구매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RicaricaMi 카드를 구매하여 사용해야 함
티켓을 태그하지 않으면 벌금 부과
- 개찰구를 그냥 지나가거나, 버스/트램에서 태그하지 않으면 무임승차로 간주됨
- 검표원이 확인할 경우 최대 100유로 이상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음
비접촉 결제 기기 주의
- 새로운 개찰구 기계는 Apple Pay, Google Pay 등의 비접촉 결제를 자동 인식
- 실수로 핸드폰이나 신용카드가 가까이 있으면 의도치 않은 결제가 발생할 수 있음
- 다만, 비밀번호 입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결제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묾
라떼는 말이야… 이렇게 생긴 개찰구에 종이 티켓을 넣거나 위에 카드를 찍고 들어갔었다. 추억 속 풍경이 되어버린 이 모습, 이제는 모두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뀌었을 테다. 시간은 흐르고, 여행의 방식도 변한다.
밀라노는 지하철 패션도 예술이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런웨이처럼 화려하다. 패션의 도시답게 지하철에서도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는 밀라노 사람들. 그들 사이를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걸음걸이가 달라진다.
4. 마치며,
샤모니 몽블랑의 웅장한 설산을 바라보며 트래킹하다 쯔쯔가무시 진드기에 물린 이야기, 한국에서 흔히 처방되는 항생제의 역설 덕에 구사일생한 이야기, 이탈리아 공공 의료 시스템의 민낯을 목격한 이야기, 그리고 2025년 밀라노 지하철의 완벽 가이드까지. 한 편의 여행기라기보다는 예상치 못한 모험담에 가까운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명확하다. 해외에서는 가능한 아프지 말자.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최소한 약은 철저히 챙겨가자. 감기약 하나가 내 여행을 구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리고 여행 계획의 기본 중의 기본, 여행자 보험은 반드시 들자. 내가 만약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면, 보험의 존재 여부가 여행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트래킹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복장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도 때로는 작은 위험을 품고 있음을 명심하자. 특히 봄, 가을철 산행 시에는 긴팔 긴바지로 몸을 완전히 감싸고, 양말이나 타이즈로 발목을, 장갑으로 손목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과의 교감은 존중과 준비에서 시작된다.
이탈리아의 의료 시스템과 한국의 의료 시스템을 비교하며 느낀 점도 많다.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접근성이 높은지 새삼 깨달았다. 덕분에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현지 의료 시스템에 대한 사전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밀라노 여행은 이미 시작됐다. 아래는 병원 갔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찍먹한 두오모와 갤러리아 비토리오 엠마누엘 2세 움짤.